생각이 많으면 오히려 글을 쓰기 어려울 때가 있다. 혹자는 100번을 생각해야 글을 쓸 수 있다고 했던가. 이번 모임을 온 마음 다해서 즐기고(!) 온 나의 소감을 어떻게 설명해야 되나. 지난 1주일간 언어화가 잘 안되었달까. (변명 한가득)
지난번 뉴그라운드에서 열린 샌드위치 조립&당근라페 만들기 모임에서 '주먹밥에 뜻이 있냐'고 물어봐 주신 키미 님의 말로 이 모임에 대한 나의 여정이 시작되는데…(대서사급) 사실 평소에 요리하는 걸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고, 요리를 워낙 좋아하다 보니 그 말이 너무 반가웠다. 여러 사람과 모여 요리하고, 그 과정을 공유하고, 평소에 혼자 생각하던 것들을(가령, 당근이 맛있다고 생각했던 첫 순간이라던가, 무언가를 써는 행위가 나에게 어떤 작용을 하는지 라던가) 요리 레시피를 설명하면서 곁들일 수 있다는 것들이 너무 좋다고 느껴지던 찰나에 (어쩌면 최고의 순간에) 물어봐주신 것이었기 때문에… 뜸들이는 척했던 것 같다. 좋은건 좋다고 바로 얘기 못하는 성향이 여기서도 작용한 듯 하고.
처음 먹어보는 명란 미역국에 어떤 주먹밥 재료가 어울리려나? 하고 고민하는 시간도 꽤 즐거웠다. 감칠맛이 좋겠지? 그럼 조금은 슴슴하고, 오리지널한 맛으로 가야 하니 김치 같은 건 빼고…뭐 대충 이런 생각이었다. 나에겐 마치 ’오늘 저녁 뭐 해 먹지?‘ 정도의 고민이었으니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다.
그리고 이제 와 말하지만 (사족타임) 원래는 우엉조림도 재료에 포함돼 있었다. 빼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현미밥이 모자를 것 같아 추가로 사갔던 백미 밥은, 현미밥과 섞으니 더 그럴싸해졌다. 기억해, 현미 2: 백미 1 비율.
선우 님이 가져오신 절임음식들도, 슬기 님과 다운 님이 가져오신 술도 음식과 잘 맞아서 너무 좋았다.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요리하는 과정도 너무 좋았고, 음식 맛도 너무 좋았지만 (명란 곧 살 예정…) 단연 좋았던 건 워머스의 자기자랑이었다. 쭈뼛쭈뼛으로 시작했지만 모두가 서로의 자랑을 대단하게 여겨주었다. 우리는 모두가 다 다르고, 서로 다른 걸 공유할 때 더욱 빛이 나는 것 같다. 이것 역시 내가 가지고 있는 나의 일상, 도전, 고민을 ‘언어화’ 할 때 반짝이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말들을 단단한 울타리로 안아 주는 게 뉴그라운드 커뮤니티의 매력이 아닐까 싶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어느 때보다 풍족함을 느꼈다. 벌써 몇년 째인데, 새삼스럽게도 말이다. 그건 아마 혼란의 중심에 있는 듯 했던 사회 초년생에서 조금 더 벗어난 덕도 있겠다.
당근라페 만들었던 때도 느꼈지만, 요리하는 모임을 꾸준히 기획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요리가 가지고 있는 힘을 꾸준히 공유해보고 싶다!
글. 이현진 (@blairlee_)
생각이 많으면 오히려 글을 쓰기 어려울 때가 있다. 혹자는 100번을 생각해야 글을 쓸 수 있다고 했던가. 이번 모임을 온 마음 다해서 즐기고(!) 온 나의 소감을 어떻게 설명해야 되나. 지난 1주일간 언어화가 잘 안되었달까. (변명 한가득)
지난번 뉴그라운드에서 열린 샌드위치 조립&당근라페 만들기 모임에서 '주먹밥에 뜻이 있냐'고 물어봐 주신 키미 님의 말로 이 모임에 대한 나의 여정이 시작되는데…(대서사급) 사실 평소에 요리하는 걸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고, 요리를 워낙 좋아하다 보니 그 말이 너무 반가웠다. 여러 사람과 모여 요리하고, 그 과정을 공유하고, 평소에 혼자 생각하던 것들을(가령, 당근이 맛있다고 생각했던 첫 순간이라던가, 무언가를 써는 행위가 나에게 어떤 작용을 하는지 라던가) 요리 레시피를 설명하면서 곁들일 수 있다는 것들이 너무 좋다고 느껴지던 찰나에 (어쩌면 최고의 순간에) 물어봐주신 것이었기 때문에… 뜸들이는 척했던 것 같다. 좋은건 좋다고 바로 얘기 못하는 성향이 여기서도 작용한 듯 하고.
처음 먹어보는 명란 미역국에 어떤 주먹밥 재료가 어울리려나? 하고 고민하는 시간도 꽤 즐거웠다. 감칠맛이 좋겠지? 그럼 조금은 슴슴하고, 오리지널한 맛으로 가야 하니 김치 같은 건 빼고…뭐 대충 이런 생각이었다. 나에겐 마치 ’오늘 저녁 뭐 해 먹지?‘ 정도의 고민이었으니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다.
그리고 이제 와 말하지만 (사족타임) 원래는 우엉조림도 재료에 포함돼 있었다. 빼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현미밥이 모자를 것 같아 추가로 사갔던 백미 밥은, 현미밥과 섞으니 더 그럴싸해졌다. 기억해, 현미 2: 백미 1 비율.
선우 님이 가져오신 절임음식들도, 슬기 님과 다운 님이 가져오신 술도 음식과 잘 맞아서 너무 좋았다.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요리하는 과정도 너무 좋았고, 음식 맛도 너무 좋았지만 (명란 곧 살 예정…) 단연 좋았던 건 워머스의 자기자랑이었다. 쭈뼛쭈뼛으로 시작했지만 모두가 서로의 자랑을 대단하게 여겨주었다. 우리는 모두가 다 다르고, 서로 다른 걸 공유할 때 더욱 빛이 나는 것 같다. 이것 역시 내가 가지고 있는 나의 일상, 도전, 고민을 ‘언어화’ 할 때 반짝이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말들을 단단한 울타리로 안아 주는 게 뉴그라운드 커뮤니티의 매력이 아닐까 싶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어느 때보다 풍족함을 느꼈다. 벌써 몇년 째인데, 새삼스럽게도 말이다. 그건 아마 혼란의 중심에 있는 듯 했던 사회 초년생에서 조금 더 벗어난 덕도 있겠다.
당근라페 만들었던 때도 느꼈지만, 요리하는 모임을 꾸준히 기획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요리가 가지고 있는 힘을 꾸준히 공유해보고 싶다!
글. 이현진 (@blairlee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