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나만을 위한 시간, 미타임> 리더 박해주 "나 자신을 챙기는 최소한의 시간을 꼭 확보하자는 마음으로"




이번 시즌 뉴그라운드에서 <나만을 위한 시간, 미타임>이라는 모임을 여셨어요. 이 모임을 만드신 이유가 있을까요?

저 자신이 원래 혼자만의 시간을 꼭 필요로 하는 사람이에요. 시간대나 방식이 조금씩 다르긴 했지만, 늘 미타임이라 불릴만한 나만의 시간을 보내왔어요. 그런데도 ‘미타임’이라고 굳이 명명한 시간을 만든 건, 사회생활을 하며 일에 휩쓸리는 과정에서 나를 잃어버리는 경험을 몇 차례 겪었기 때문이에요.

저는 지금 제가 하는 일을 좋아하기도 하고, 어떤 일이든 내 이름 석 자를 걸고 한다는 책임감이 크기 때문에 일에 지나치게 깊이 빠지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은 물론이고, 저 자신과의 시간마저 뒷순위가 되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몸도 마음도 크게 다치고요. 나를 챙기는 최소한의 시간을 꼭 확보해야겠다는 마음이 미타임으로 이어졌어요.


이 모임의 전신은 2022년 하반기에 뉴그라운드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운영하신 <100 ME TIMES>였잖아요. 100일 동안, 멤버들이 다 함께 미타임 인증을 이어간다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모두가 미타임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모임을 잘 이끄는 해주 님만의 팁이 있었을까요?

가장 크게는 미타임 인증을 해주시는 한 분 한 분에게 다정한 피드백을 모두 해드리려고 노력했어요. 물론 각자의 주체적인 참여가 가장 중요한 모임이지만, 긴 시간 꾸준히 참여하실 수 있도록 ‘바쁜 와중에도 미타임을 이어가려는 노력을 제가 보고 있어요’라는 마음을 담아 이모지도 열심히 눌렀죠. 댓글도 개개인에게 맞게 달아드리고요. 실제로 이 부분이 인증을 완주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말씀해주신 멤버 분도 계셨어요.

얼굴을 보고 이야기 나누며 서로를 더욱 응원할 수 있게 ‘위타임(We Time)’을 운영하기도 했어요. 미타임 알람을 주차별로 돌아가며 맡는 ‘미타이머(Me-timer)’를 통해 멤버 분들이 조금 더 모임에 깊이 관여하는 느낌을 받으시도록 하기도 했고요.





그때는 다들 어떤 ‘미타임’을 가지셨는지 궁금해요.

저는 100일간 <100 años ; Lo que la vida te enseña> (100 인생 그림책)이라는 책을 읽었어요. 좋아하는 게 정말 많은데 그중 하나가 스페인어거든요. 평소에 쓸 일이 별로 없다 보니 스페인어가 자꾸 후순위로 밀리길래, 미타임을 활용해 하루 한 문장이라도 스페인어를 쓰고 읽자 싶었죠. 책을 읽으며 스페인어를 필사하고, 그림일기도 그렸습니다.

어떤 분은 매일 아침 모닝페이지를 쓰고 집 앞 풍경을 찍어서 공유해주셨어요. 하루 한 번 하늘 보기를 미타임으로 정하고, 그날그날 올려다본 하늘 풍경을 사진으로 찍어서 공유해준 분도 계셨고요. 정말 다양한 시간대와 방법으로 각자의 시간을 보냈어요.


그중 특히 인상적이었던 미타임도 있나요?

쑤짱 님의 그림일기예요. 미타임 개근을 하셨다는 점, 매일매일 그림을 그리며 점차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갔다는 점에서 기억에 많이 남아요. 쑤짱 님은 한때 미술을 배우고 싶은 정도로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셨지만, 사정상 그러지는 못하고 취미로만 이어오셨다고 해요. 그마저도 바쁜 직장 생활로 지속하지 못하고 계셨는데, 미타임을 통해 매일매일 그림을 그리셨어요. 처음에는 한 장의 그림으로 시작한 것이, 지금은 일상을 담은 그림일기로 다듬어졌어요. 그림일기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미타임 모임으로 함께했기 때문에 제 일처럼 기쁘더라고요.



‘미타임’을 가지면서, 혹은 다른 분들과 ‘미타임’ 모임을 함께하면서, 해주님은 무엇이 좋으셨어요? ‘미타임’은 해주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사실 지난해 진행한 미타임 모임은 저의 사리사욕으로 시작된 일이었어요. 나답게 한 해를 마무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실제로 미타임 모임 덕분에 연말 100일 동안 나다운 방식으로 한 해를 잘 마무리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거든요.

그렇지만 그 이상으로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어요. 나다운 시간을 공유한다는 건, 어떻게 보면 나의 가장 사적인 시간을 공유한다는 뜻일 수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 슬랙이나 줌처럼 온라인으로만 만난 멤버들과도 끈끈한 마음을 나눌 수 있었어요. 서로의 미타임을 응원하는 동료가 있다는 사실이 마음 한편을 든든하게 만들어주더라고요. 덕분에 미타임이 나 혼자 나다운 시간을 보내는 일을 넘어서, 서로의 나다움을 응원하는 연대로 확장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나만을 위한 시간, 미타임>에 함께하게 될 분께 미리 인사를 남겨주세요.

이 모임을 신청한 분들이라면, 지금 각자의 이유로 나만의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계신 분들이시겠죠? 어떤 상황에 계실지, 미타임을 확보함으로써 어떤 것들을 하고 싶으신지 궁금해요. 이 모임이 여러분의 일상을 한순간에 바꿔줄 거라고는 말씀드리기 어려울 거예요. 그렇지만 함께하는 7주간 일상에서 나만을 위한 시간을 조금씩 더 내실 수 있도록 페이스메이커가 되어드릴게요. 미타임이 일상 속 작은 다정함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함께할게요.



쑤짱 님의 모임 후기

제가 자신만의 방식을 찾게 된 건, 매일매일의 다정한 피드백 덕분이었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100일이라는 시간 동안 무언가를 꾸준히 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부담이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일부러 매일 그림이나 글을 올리겠다는 애매한 각오로 시작했죠. 하다가 멈추거나, 몰래 방식을 바꿔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방어막을 미리 세워둔 거예요.

그런데 모임에 참여하면서, 매일 올리는 콘텐츠를 세심하게 살펴봐 주고 격려해주는 동료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특히 모임 리더인 해주 님의 섬세함에 자주 놀랐어요. 제가 생각했던 콘텐츠 그 이상의 내면을 찰떡같이 바라봐주시고 의미를 짚어주셨거든요. 이것이 제가 나다움을 찾게 된 비결이자, 꾸준히 그림일기를 이어갈 수 있었던 힘이었던 것 같아요.



박해주 님이 리드하는 <나만을 위한 시간, 미타임> 살펴보기